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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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무혐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표현이라면









진실을 말해도 처벌될 수 있기에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명예훼손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또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생기곤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나는 사실만 말했으니까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우리 형법상에서는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면 명예훼손 무혐의가 아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따지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했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공연성부터 고의까지 사실적시 명예훼손 성립 조건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우선 4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공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공연성이란 특정 개인에게만 말한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또는 여러 사람이 그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설령 단둘이 이야기했더라도, 그 말은 들은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법적으로 공연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둘째,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합니다. 막연한 평가나 의견이 아닌,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를 드러내야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은 별로야'와 같은 주관적인 감정 표현은 명예훼손이 되기 어렵지만, '그 사람이 회사 돈을 횡령했다더라'처럼 특정 사실을 말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명예훼손 결과가 발생해야 합니다. 단순한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반드시 실제로 명예가 훼손되었음을 입증할 필요는 없고, 훼손될 우려가 있는 정도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넷째, 행위자가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실수나 명예훼손의 의도가 전혀 없이 말한 경우에는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나, 자신이 하는 말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경우라면 고의성이 인정되어 명예훼손 무혐의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공익 목적이 있는지 검토해야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실을 적시한 행위가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 무혐의로 판결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다만, 이러한 예외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표현의 대상이 공인인지 사인인지가 중요합니다. 공인은 일반인보다 공적 검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판이나 문제 제기는 비교적 폭넓게 허용됩니다. 


또한, 해당 표현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관심사와 관련되어 있는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의 위험을 자초했는지, 표현으로 인해 침해된 명예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표현의 방식과 동기가 어떤지도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이때 표현된 사실이 반드시 100% 진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 즉 상당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한데요. 실제로 진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충분한 조사와 확인을 통해 진실이라고 판단하고 표현했다면, 공익적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허위사실적시 일수록  더 엄격하므로


결국, 명예훼손이냐 명예훼손 무혐의냐는 단순히 말한 내용의 진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그 표현이 어떤 목적과 맥락 속에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법적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만약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 받지 못한다면,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안에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처벌이 확정될 경우, 다음과 같은 형사적 제재가 따를 수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5백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이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이 사실적시 명예훼손보다 무거운 이유는, 거짓된 내용을 퍼뜨리는 행위가 피해자에게 훨씬 심각한 손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더욱 높아집니다.


정보통신망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으며,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는데요. 


해당 상황이 실수로 발생했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반성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선처의 핵심이므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손해를 일부라도 회복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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